‘이오스 받아요(ACEPTAMOS EOS)’

국가 통제 상황을 벗어나 일년에 수백 퍼센트(%) 이상 물가 상승이 일어나는 경우를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는 2015년 이후 유가 폭락과 정부 부패로 국가 법정 화폐인 볼리바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맞이한다.

언젠가 봤던 kbs의 다큐멘터리에서 빵 하나를 사기 위해 돈을 자루에 담아 수레에 싣고 가던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미국 1달러를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볼리마 금액이 2018년 기준 약 100볼리바였던 것에 비해 2019년 이후에는 1600 볼리바 이상으로 폭등했다. 베네수엘라 부유층은 달러를 구입해 화폐로 사용 및 소유하고 있고, 일반 서민층 및 대다수 사람들은 자국 화폐인 볼리바의 대체 화폐로 이오스와 같은 암호 화폐를 일상에서 사용중이다. 최근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극대화되면서 하루 등락폭이 요즘과 같이 커지기 전까지 이오스는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크지 않은 스테이블(stable)한 코인에 속하긴 했다. 거래소 간 환전 목적의 화폐로 주로 사용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택시, 상점 등에 ‘이오스 받아요(aceptamos eos)’ 와 같은 표식이 버젓이 붙은 걸 보면 거짓말만은 전혀 아닌 것 같다. 베네수엘라처럼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따라 법정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면 암호화폐가 기존 자국 화폐를 대체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베네수엘라 근처 다른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 중남미 국가 중 브라질에 이어 경제 대국 2위에 해당하는 멕시코의 법정 화폐인 페소(peso) 가치 역시 2017년 1원에 60페소 정도였으나 지금 10% 정도 하락한 54페소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된 통화정책이 일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지금, 떨어지는 화폐 가치에 대한 경계의 필요성을 베네수엘라의 이오스 사용 사례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이오스(EOS) 란?

이오스(EOS.IO)는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을 사용하는 제3세대 암호화폐이다. 이오스의 화폐 단위는 EOS이다. 2017년 댄 라리머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개발했고, 2018년 6월 이더리움에서 벗어나 자체 메인넷을 오픈했다. 웹어셈블리(WebAssembly), 러스트(Rust), C, C++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여 개발했다. 이오스는 “이더리움 킬러”라고 불린다. 이오스는 이더리움의 느린 처리 속도와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하였다. 이오스는 분산 애플리케이션인 디앱(DApp)을 구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범용적인 블록체인 운영체제(OS)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2018년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CCID 블록체인 연구원’이 발표한 “제 2기 CCID 글로벌 퍼블릭 블록체인 평가 지수”에서 이오스가 1651.5점을 받아 기술 부문 1위로 선정되었다.이오스는 시가총액 5위(약 11조원: 2018년 7월 기준)의 암호화폐로서, 이더리움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서 지분 증명(Proof-of-stake, PoS)이란 알고리즘의 한 형태로서, 이를 통해 암호화폐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분산화된 합의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분 증명 기반의 암호화폐 시스템에서 다음 블록의 생성자는 블록체인의 관련 암호화폐를 특정량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 중에서 선출된다. 이는 암호화폐 채굴을 활용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작업 증명 기반 시스템과 대조되는 것이다. 암호화폐 채굴이란 거래를 검증하기 위한 복잡한 문제를 풂으로써 새로운 화폐를 출시하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블록 선별 시스템 내에서 더 많은 양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해 각 암호화폐는 블록 생성자 선별에 대하여 다른 접근법을 활용한다.

지분 증명은 어떤 블록체인에서든 간에 다음 유효 블록을 정의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계좌 잔고에 따른 선별은 가장 부유한 한 명의 구성원이 계속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중앙화되는 결과를 낳게 되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이를 대신하기 위하여 다양한 선별 방법이 고안되었다.

임의 블록 선별

엔엑스티(Nxt)와 블랙코인(BlackCoin)은 지분의 규모와 함께 가장 낲은 해시값을 찾는 수식을 활용하는 임의화 방식으로 다음 생성자를 예측한다.여기서 지분은 공개되기 때문에 각 노드는 꽤 높은 정확성으로 어떤 계좌가 블록을 단조할 권한을 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임의 지분 증명 (rPoS)

오브(Orbs)는 이와 유사한 절차를 활용하지만, 단일한 블록 리더보다는 위원회 전체를 선출한다. 오브가 주주에게 블록 선별에 대한 자격을 부여할 때는 해당 주주가 보유한 토큰량보다는 평판도를 산출하여 기준으로 삼는다.

각 노드는 검증 가능한 임의 비콘을 사용하여 임의로 선별되고, 이를 통해 기존의 거래 블록을 제안한다. 이후 해당 블록은 총 노드 중에서 미리 지정된 수의 노드를 가진 위원회를 통해 검증된다. 오브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는 수천 개의 노드 중에서 선별되기 때문에, 네트워크상의 모든 노드가 블록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코인 나이 기반 선별

피어코인(Peercoin)은 무작위화와 더불어 ‘코인 나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블록을 선별한다. 코인 나이는 코인 보유 기간과 실제 코인 개수를 곱해서 산출한다. 코인 보유자는 한 달 이상 코인을 보유했을 때만 블록 형성에 대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해당 코인이 블록 형성에 사용되고 나면 한 달 이상 코인 보유에 대한 주기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